퇴근 후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윙윙거리며 사무실 컴퓨터처럼 돌아가고 있지는 않나요. 몸은 집에 왔는데 마음은 아직 퇴근하지 못한 채 내일 있을 회의나 오늘 끝내지 못한 업무를 곱씹으며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다면 이제 그 전원 스위치를 과감하게 꺼버려야 할 때입니다.
직장 문을 나서는 순간 당신은 더 이상 대리나 과장 혹은 누군가의 부하직원이 아니라 온전한 ‘나’로 돌아와야 합니다. 회사에서 받은 상처나 스트레스를 집까지 질질 끌고 와서 당신의 평온한 저녁 시간마저 망치게 내버려 두지 마세요. 무거운 외투를 벗어 던지듯 그날의 피로와 걱정도 현관문 밖에 훌훌 털어놓고 들어오는 연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렇게 온전히 나로 돌아온 저녁에는 아주 작고 시시해 보이는 사치를 스스로에게 허락해 보세요. 굳이 비행기 표를 끊고 멀리 훌쩍 떠나거나 값비싼 물건을 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평소보다 조금 비싼 편의점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입에 물고 돌아오거나 좋아하는 향기가 나는 입욕제를 풀고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는 시간처럼 오직 나만을 위한 다정함을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요. 거창하지 않아도 나를 피식 웃게 만드는 그 쓸모없는 위로들이 사실은 내일을 살아가게 하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되니까요.
주말이 되면 밀린 잠을 자느라 하루를 다 보내고 나서 괜히 죄책감에 시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남들은 주말에도 자기계발을 하고 외국어 공부를 하는데 나만 이렇게 짐승처럼 게으르게 누워 있어도 되나 싶어 덜컥 불안해지기도 하죠. 하지만 당신에게는 주말을 철저히 무의미하고 게으르게 보낼 너무나도 당연한 권리가 있습니다. 평일 내내 치열하게 에너지를 쏟아 부었으니 텅 빈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 있는 시간은 결코 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다시 살리는 귀한 시간입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세상이 정해놓은 획일적인 속도에 억지로 발을 맞추려 애쓰지 마세요. 어차피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완벽한 정답 같은 삶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남들이 헐떡이며 뛰어가든 말든 당신은 그저 당신이 숨 차지 않을 만큼의 가장 편안한 보폭으로 천천히 걸어가면 됩니다. 가다가 조금 힘들면 그늘 아래서 털썩 주저앉아 잠시 쉬어 가도 좋고 길가에 핀 작은 꽃을 들여다보며 실컷 한눈을 팔아도 괜찮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내일이 오늘보다 아주 조금은 덜 무겁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아침을 맞이하는 마음이 조금 덜 두렵기를 바라고 직장에서 무례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어깨를 활짝 펴고 당당하게 웃어넘길 수 있기를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할게요. 당신은 완벽하지 않아도 이미 그 자체로 눈부시게 훌륭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입니다.
오늘 하루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자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진짜 퇴근을 맞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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