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사랑하는 법: 따뜻한 식사를 위한 첫 걸음


가족들이 모두 둘러앉은 저녁 식탁에서 당신은 보글보글 끓는 찌개를 내어가고 아이의 숟가락 위에 반찬을 올려주고 남편의 빈 밥그릇을 채워주느라 정작 당신은 자리에 제대로 앉아보지도 못합니다. 당신은 분명 식구들이 배불리 먹고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뒤에야 비로소 텅 빈 식탁에 홀로 남아 늦은 밥을 뜬 적이 한두 번이 아닐 겁니다. 그럴때마다 차갑게 식어버린 국물과 말라붙은 밥알을 보며 문득 형언할 수 없는 서러움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그 순간을 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먹이고 입히고 돌보는 일은 당신의 모든 것을 기꺼이 내어주는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하지만 그 사랑의 이면에는 늘 당신의 뼈아픈 희생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가장 맛있는 반찬은 아이의 입으로 먼저 들어가고 가장 싱싱한 과일은 남편의 몫으로 남겨두며 당신은 늘 상처 나고 못난 것들만 골라 먹어왔지요. 어쩌면 당신은 그것이 엄마의 혹은 아내의 당연한 도리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며 자신의 몫을 포기하는 데 너무 익숙해져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도 한때는 누군가의 귀한 딸이었고 가장 맛있는 것을 먼저 양보받으며 환하게 웃던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가족의 배를 불리기 위해 당신의 마음이 곯아 가는 것을 결코 당연하게 여기지 마세요. 밥그릇의 온도는 곧 당신을 향한 존중의 온도와 같습니다. 식구들이 남긴 차갑게 식은 밥을 물에 대충 말아 주방에 선 채로 쫓기듯 먹어 치우는 일은 이제 그만두어야 합니다. 그 쓸쓸한 뒷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제 마음이 이렇게 저릿하게 아파오니까요.

식구들을 다 챙기고 남은 찌꺼기 시간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온전한 첫 번째 시간을 부디 내어주세요. 따뜻한 밥을 새로 짓고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반찬을 예쁜 그릇에 담아 오직 당신 자신만을 위한 정성스러운 식탁을 차려보는 겁니다. 비록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혼자 먹는 점심일지라도 당신은 세상 누구보다도 충분히 대접받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아주 고귀한 사람이니까요.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이나 스스로를 아끼고 돌보는 일에도 깊은 마음을 쏟아주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몸과 마음이 먼저 따뜻하게 채워져야 가족들에게도 그 다정한 온기를 고스란히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식어버린 밥그릇 앞에서 남몰래 눈물 삼키며 서러워하는 일은 오늘이 마지막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늘부터 당신의 밥그릇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풍성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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