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일 자체가 힘든 날도 있지만 사실 우리를 가장 깊은 수렁으로 빠뜨리는 건 언제나 ‘사람’입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나 복잡한 엑셀 수식은 밤을 새워서라도 끝내면 그만이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얽힌 감정의 실타래는 아무리 애를 써도 쉽게 풀리지 않으니까요.
당신도 오늘 누군가의 가시 돋친 말 한마디에 심장이 쿵 내려앉은 채로 하루를 보내지는 않았나요. “이것밖에 못 해?”라며 툭 던지는 상사의 핀잔이나 은근히 책임을 떠넘기는 동료의 얄미운 태도에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갔을 당신의 하루가 직접 보지 않았어도 눈에 선합니다. 우리는 참 이상한 곳에서 일하고 있어요. 어찌된 영문인지 일터에는 칭찬하는데는 한없이 인색하면서도 작은 실수 하나도 놓치지 않고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기라도 한듯이 모조리 찾아내어 매섭게 질책하는 사람들이 수두룩 하고 우리는 그들과 매일 얼굴을 마주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왜 이럴까요? 자신의 소중한 에너지를 소비 하며 내뱉는 말인데 이왕이면 좋은 말로 하면 서로 좋잖아요.
만약에 당신이 그런 사람들과 일한다면 그들의 말에 너무 깊이 베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내뱉는 날 선 말들은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자존감이 낮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튀어나온 뾰족한 돌멩이일 뿐입니다. 자존감이 낮을수록 자신보다 약한 먹이감이나 상대를 찾아내어 자신의 우월감을 표현 하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누군가 당신을 향해 돌멩이를 던졌다고 해서 그것을 굳이 주워 담아 당신의 주머니 속에 넣고 무거워 할 필요는 없어요. 서점에 가보면 미움받을 용기를 가지라는 책들이 많지만 지금 당장 팍팍한 일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타인의 무례함을 ‘적당히 무시할 용기’입니다. 당신의 영혼을 다치게 하는 말들은 훌훌 털어버리고 한 귀로 흘려보내는 연습을 아주 조금씩 시작해 보아요.
혹시 당신은 거절하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사람인가요? 누군가가 “이것 좀 도와줄 수 있어?”라는 부탁에 차마 안 된다는 말을 하지 못해 결국 내 일도 아닌 것들까지 떠안고 야근을 밥 먹듯 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렇다면 남들은 다 퇴근한 텅 빈 사무실에 홀로 남아 모니터 불빛에 의지해 남의 일을 대신 하며 스스로를 원망한 밤이 얼마나 많았을까요.
그러나 당신이 바보이거나 미련해서 그런 게 절대 아닙니다. 당신은 그저 마음이 너무 따뜻하고 타인의 불편함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다정한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앞으로 언제 까지일지 알수 없는 그날까지 그들과 함께 해야 하기에 그들에게 좋은 동료 혹은 친절한 사람으로 남고 싶어서 당신의 소중한 시간과 감정을 끊임없이 착취당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마세요. 때로는 거절도 할줄 알아야 합니다. 거절은 결코 당신이 나쁜 사람이 되는 길이 아니라 당신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단단한 방패입니다. 내일부터는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는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상사나 동료가 자신의 업무를 슬쩍 떠 맡기려 한다면 “지금은 제 업무가 밀려 있어서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고 용기 내어 말해보세요. 처음 한 번이 어렵지 막상 입 밖으로 꺼내고 나면 생각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거예요.
당신은 오늘도 하루 종일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고 남들 앞에서 상냥한 목소리를 꾸며내느라 당신의 진짜 얼굴은 아마 딱딱하게 굳어버렸을 겁니다. 무례한 사람들에게조차 미소를 보여주며 가면을 쓰고 버텨낸 오늘 하루 당신의 감정은 멍투성이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집에 돌아와 현관문을 닫는 순간만큼은 그 무거운 가면을 미련 없이 벗어 던지세요. 밖에서 아무리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이었더라도 이곳에서는 철저히 당신 자신만을 위해 이기적이 되어도 좋습니다. 미운 상사의 얼굴을 떠올리며 허공에 대고 실컷 욕을 해보기도 하고 펑펑 울거나 아무 생각 없이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실없이 웃어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밖에서 충분히 애썼고 참아냈으니까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고 너무 애쓰지 마세요. 직장이라는 전쟁터에서 당신이 가장 먼저 사랑하고 지켜내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상처받고 웅크린 당신 자신입니다. 오늘 하루도 무례한 사람들 틈에서 다정한 당신의 마음을 잃지 않고 지켜내느라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당신은 충분히 존중받아 마땅한 아주 귀하고 소중한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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